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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태풍의 눈' 전술핵 재배치, 어떻게 구현할까

자유한국당 당론 채택…민주당-청와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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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지형이 완전히 바뀌었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폭탄 실험 성공과 함께 핵폭탄 한 발로 서울 전체를 초토화할 무기를 김정은이 거머쥐는데 성공한 것이다.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등장했으며, 5000만 한국민이 인질로 잡혔다는 뜻인데 남북 대치 이후 최악의 상황 변화다.


이 국면에서 전술핵 재배치가 의제로 성큼 떠올랐다. 전술핵은 북핵 문제 초기부터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지만, 한국만의 기이한 풍토에서 공론화가 못 됐을 뿐이다. 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이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채택한 가운데, 바른정당도 조건부 찬성인데 비해 민주당과 청와대만 부정적이다. 뜻밖에 국민의당에서도 전술핵 논의가 막 시작됐는데, 전술핵 재배치를 둘러싼 구체적인 문제를 일문일답 형태로 점검해봤다.

-전술핵 재배치 공론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 시작이다. 언론으론 조선일보가 가장 긍정적인데, 5일 사설에서 전술핵 재배치가 가장 현실성이 높은 대안이라고 밝혔다. 미 핵우산 제공 받는 것과  별도로 '공포의 균형'을 이루자는 것이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엊그제 국회 국방위에서 그 문제를 꺼내며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5일 국회 외통위에서 다시 이 문제로 격론이 벌어졌다.”

-가히 태풍의 눈인 느낌인데, 다만 북핵이 사실상 완료된 지금 초보적 논의를 하는 게 안타깝다.

"맞다. 최소한 3~4년 전 이 문제를 마무리 지었어야 정상국가가 아닐까? 그래서 이스라엘 등 외국은 한국을 '무지한데다가 전략전술도 없는 희한한 국가'로 본다. 유감이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물론이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도 허울 좋은 국제 공조나 유엔 제재나 대화를 말하다가 시간을 다 보냈다."

미 전략자산에 전술핵 포함이 최선

-어쨌거나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가 관건이다.

"그렇다. 빠른 시일 내 유일한 대안인 전술핵 재배치 쪽으로 입장 정리를 해야 옳다. 그는 지난 3일 NSC를 주재하며 '북한이 어처구니없는 전략적 실수를 자행했다'고 말했는데, 그게 할 소리인가? 북핵의 완성 시점에서 실로 엉뚱하고 부적절했다. 지금은 초강경 압박을 말로만 할 게 아니라 구체적 대응 무기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게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에 대한 의무가 있는 군 통수권자의 기본이다."

-국회 차원의 외교도 중요할 것이다.

"여야 구분 없이 미국에 가서 상하원 의원을 두루 만나야 한다. 현재 미국의 조야는 전술핵 재배치가 한반도 긴장을 높인다는 쪽인데, 그걸 바꿔줘야 옳다.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결의안을 미 의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다면 최선이다. 그 전에 청와대 참모들이 전술핵 도입은 없다고 공언하는 걸 멈춰야 옳다. 왜 우리 스스로가 선택의 폭을 좁히는가? 모른 채 그렇다면 바보이고, 알면서도 그러면 자해(自害) 아닐까?"


-전술핵 재배치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여럿이 있겠지만, 미국의 전략자산에 전술핵을 포함시키는 방법이 가장 무리 없을 것이다. 전략자산이란 전쟁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목표를 타격하는 무기체계로 핵 항모, 핵잠수함, B-52와 B-1B 등 전략폭격기를 일컫는데, 여기에 전술핵을 얹는 것이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에 따르면, 전략자산은 상황에 따라 한반도에 들락날락하는데, 들어왔다가 어느 순간 고정배치하면 된다. 그래야 사드처럼 괜한 소동이 벌어지지 않는다."

-전술핵은 1991년 말 모두 철수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재배치인가?

"맞다. 당시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공동선언한 직후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공동선언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전술핵을 모두 철수시켰다. 우린 너무 순진했다. 이후 핵실험도 안 했고, 제조-생산도 하지 않았으며, 전선에 배치한 적도 없지만, 북한은 직후부터 대담하게도 사기를 쳤다. 이후 지금까지 핵개발에 매달려 급기야 오늘에 이른 것이다. 때문에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는 지름길이이기도 하다."

-전술핵 재배치는 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되받아친다는 국제정치 힘의 논리를 재확인해주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뜻인가?

"정확하다. 국가안보는 공자 왈, 맹자 왈의 세계가 아니다. 차제에 한국의 생존과, 한국인의 가치와 삶의 양식을 짓밟는 위협에는 당당히 맞선다는 의지를 북한과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아베 일 총리와의 통화에서 '북이 대화에 나올 때까지 최고 수준의 압박과 제재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런 미지근한 말도 이젠 버려야 한다."

미국이 반대하면 핵 구매-대여도 검토를

-전술핵 재배치는 정부 의지가 우선이겠지만, 미국의 동의도 중요할텐데….

"그렇다. 우리가 원한다고 바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때문에 동맹 미국과의 신뢰 회복이 필수다. 지금 독일 등 유럽 5개국에 200기 안팎의 미국 전술핵이 배치됐는데, 미국이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 핵 통제권을 공유하는 형태다. 달리 말해 문재인 정부가 전작권 환수 같은 어리석은 주장을 반복할 경우 미국이 한국을 신뢰하겠는가?"

-우리가 더 노력해 미국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뜻인가?

"당연하다. 죽느냐 사느냐의 초유의 상황 속에서 안보의 포기는 국가의 포기인데, 우리가 붙잡을 건 현재 동맹 미국뿐이다. 만일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한다면, 미국을 제외한 핵보유국을 찾아다니며, 핵무기 대여나 구매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그게 송대성 전 원장이 지난해에 쓴 단행본 <우리도 핵을 갖자>에 나오는 내용인데,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다."

-절박하다고 전술핵 재배치가 성사되는 건 아니다.

"출범 이후 4개월 째 애매한 입장을 보여왔던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국가 수호 의지, 그동안 나사가 풀린 듯한 이 나라 국민들의 결기가 필수다. 무엇보다 체제수호에 관심 없는 여의도 정치권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하나만 더 묻겠는데, 전술핵 재배치는 독자 핵무장론과는 어떻게 다른가?

"핵무장은 북핵 위협에 맞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최후의 카드인데, 그건 다음 기회에 한 번 더 얘기하자. 3년 전 당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이웃집 깡패가 최신형 기관총을 구입했는데 돌멩이 들고서는 집을 지킬 수 없다"며 핵무장론을 첫 거론했으나 그동안 지지부진했다. 그게 이 나라의 현주소다. 북핵 위기는 20년 전부터 있었는데, 그동안 우린 국가로서 제대로 작동 안 됐다는 뜻이다. 통절한 반성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문을 닫지 않으려면, 지금이 거의 마지막 기회다."

[이 칼럼은 미디어펜 (http://www.mediapen.com)의 글을 전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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