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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문재인 정권의 언론장악 기획과 홍위병 언론노조

사장 교체 이전에 좌편향된 민노총의 카르텔 깨기가 관건


집권여당의 방송장악 시도를 둘러싼 논란 중 최악과 최선의 견해를 각각 발견했다. 최악은 뜻밖에도 조선일보 사설이었다. 그 신문은 양비론을 앞세워 여야 양쪽은 물론, 지상파 방송의 사측-노조를 함께 비판하지만, 옳고 그름을 재는 잣대가 없다. 9월 4일자 '정치는 최악위기에도 저질 정쟁 여념 없다'가 그것인데, 이토록 본질을 모를까?


조선일보 시각에 따르면 일테면 MBC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의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란 주장은 "상식 밖의 소리"이자,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그런 식으로 나오니까 정부여당의 매를 번다는 분석인데, 그게 요즘 그 신문의 현주소다. 한마디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이 없다.

때문에 피아(彼我) 구분을 못한 채 애국진영-좌파정부를 싸잡아 때리며, 자신은 뒤로 쑥 빠진다. 양극단의 배제가 그럴싸해 보이지만, 국가공동체의 위기에 눈 감은 기회주의 처신에 불과하다. 중립금지법을 제창했던 고대 그리스의 현자(賢者) 솔론을 떠올려 보라. 솔론의 판단대로 참-거짓 사이에 중간이란 의미가 없으며, 있다면 정치적 사기다.

대한민국 쥐고 흔드는 민노총이 문제

한국사회 전체가 온통 중도 병에 걸려 자유민주주의 수호 의지가 실종됐고, 그래서 나라의 문을 닫을 위기이지만, 조선일보마저 그 따위라니…. 그날 사설은 KBS-MBC노조 동시파업을 놓고 이런 넋두리도 곁들였다. "이들이 기간방송 종사자 맞느냐. 외적이 칼을 휘두르는데 우리끼리 싸우느라 정신줄을 놓고 있다."

역시 실체를 모르니 사측-노조 양쪽을 때리지만, 파업의 실체적 진실을 짚은 최선의 지적은 성창경 KBS공영노조위원장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 7일 자유한국당 방송장악저지 토론회에서 핵심을 찔렀다. KBS는 좌파 노조에 의해 장악 당했고,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탓이라고 폭로한 것이다.

그게 조선일보가 외면한 엄연한 진실이고, 공영방송 위기의 근원이다. 때문에 그는 "사장 교체나 방송법 개정 문제 이전에 좌편향된 민노총의 카르텔을 깨지 않으면 KBS 앞날은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일테면 기자와 PD의 80~90% 가량이 민노총 산하 한국언론노조 소속의 KBS본부노조에 가입되어있는 구조다.

이들은 4대 강 사업과 국정원 얘기만 나오면 흥분하고 촛불민심을 앞세워 박근혜 탄핵에 올인하는 게 진보가치 실현이라고 믿지만, 사실상의 정치세력이다. "대한민국을 지금 누가 지배하고 있나? 당연히 민노총이다." 성 위원장 토론이 그렇게 마무리된 것도 당연한데, 덧붙일 건 문재인 정부와 언론노조가 한 몸이 된 권언(權言)유착의  짬짜미 구조다.

국회 토론회 이틀 뒤 우파 유일의 언론관련 시민단체인 바른언론연대가 발표한 성명서 '홍위병 언론노조와 문재인 정권의 언론장악 기획을 규탄한다'를 보라. 그 성명서의 지적대로 KBS본부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정책협약을 맺었다. 둘은 특수관계란 뜻이다.

그 훨씬 전에 언론노조가 나서서 위헌 정당으로 해산된 통진당과 정책협약을 맺었던 흑역사도 저들은 가지고 있다. 언론노조나 KBS본부노조는 명백한 정치적 편향을 가졌다는 뜻이다. 그런 노조를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에서 축출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런 질문이 나와야 정상인데, 바른언론연대 성명은 이렇게 꾸짖는다.

"이쯤하면 알 수 있지 않나.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주범이 누구인지 말이다. 살아있는 정권에 대한 비판이 전무한 가운데, 이전 (박근혜) 정권에 대한 언론노조의 응징과, 새로운 권력(문재인 정부)과의 짬짜미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때문에 방송장악 음모란 눈먼 좌파 권력과, 홍위병 언론노조 사이의 새로운 야합 과정이다. 아니 그 이상의 차원도 있다. 1995년 결성된 민노총은 창립선언문 등이 보여주듯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통한 노동해방을 내세운다. "진짜 사회주의 세계혁명을 꿈꾸는 조직"이라는 비판(민노총 초대 사무총장 출신의 권용목)도 오래 전인데, 그들은 실제로 혁명을 꿈꾼다.

정의 위에 세우려는 진실은 거짓이기 십상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것도 민노총인데, 그들은 국내 전 근로자(1900만 명)의 3.3%에 불과한 63만 명이 회원이다. 한국노총(84만 명)보다 작다. 그런데도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건 산하의 산별노조 16개에 언론노조-전교조-전공노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게 냉정한 현실이다.

즉 다분히 반체제-반대한민국 성향의 언론노조가 지배하는 지상파 방송은 이제 거의 체질이자 풍토다. 이번 언론장악에 성공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저런 풍토와 체질은 거의 제도화-전면화가 될 것이고, 회복 불능 상황에 돌입할 것을 나는 크게 우려한다. 병든 언론환경은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의 헌법가치와 따로 놀아왔는데, KBS-MBC마저 이 대열에 합류한다면, '전 매체의 선전선동화'가 이 땅에 완성되는 셈이다.

얘기를 마저 하자. 안타까운 건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요즘 보이는 '홍위병화 현상'이다. 거의 광기어린 그들의 진짜 모습을 우리는 함께 지켜봤다. 그게 요즘 논란이 된 KBS 강규형 이사에 대한 집단린치 동영상이었다. 동영상 속의 그들 모습이 과연 정상이던가?


조선일보 같은 메이저 언론이 본질을 직시하지 못해도 많은 정보로 무장한 국민들은 그걸 새삼 묻고 있다. 실은 필자인 나 역시 KBS 이사 신분이라서 발언을 자제해야 옳겠지만, 방송장악 음모 문제는 사안이 사안인지라 공론장에서 언급 못할 게 없다. 추석 연후에도 이 문제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마침 오늘(28일) 오후 국회에서 또 다른 토론회가 열린다.

"문재인 정권 방송장악, 무엇이 문제인가?"가 토론회 주제인데, 이참에 경구(警句) 하나로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헛똑똑이 언론노조와 그 조합원들이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저널리스트 이동욱이 쓴 단행본 <연속변침-세월호 전복-침몰-구조 보고서>의 표짓글인데, 일부 문장은 필자가 약간 수정했다.

"정의 위에 세우려는 진실은 거짓이 되기 십상이다. 미리 내려진 결론 안에 사실을 구겨 넣기 때문이다. 진실 위에 정의를 세워야 자유를 지킬 수 있다."

[이 칼럼은 미디어펜 (http://www.mediapen.com)의 글을 전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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