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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칼럼

영화 '기생충'은 사회풍자 아닌 세상 갈아엎자는 메시지

엽기적 설정에 최악의 막장…그게 불편한 진실
감독 봉준호의 뒤틀린 反자본주의 마인드가 문제

세상이 다 아는 봉준호 영화 '기생충'의 스토리는 이렇다. 블랙코미디이고 사회풍자라니까 그러려니 했던 걸 다시 더듬어보면, 그게 얼마나 뒤틀린 엽기인가를 확인할 수 있다. 20대 아들 딸을 포함해 부모까지 몽땅 백수인 송강호(기태 역)네 반지하집 가족이 스토리의 중심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아들이 학력위조로 IT업체 박 사장 딸을 가르치는 과외교사로 들어간다. 그걸 계기로 운전기사(아빠), 가정부(엄마), 미술 교사(딸) 등 온 가족이 그 집에 사기취업에 성공한다. 그 전에 일하던 사람은 다 내쫓아냈는데, 알고 보니 그 집엔 묘한 비밀이 있었다. 전 가정부가 자기 남편을 박 사장 집 지하에 몰래 숨긴 채 부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엽기적 설정이야 알레고리라니까 치자. 이 상황에서 송강호네와 전 가정부 부부는 주인이 없는 틈에 죽고 사는 밥그릇 싸움을 벌인다. 그 막장 스토리를 채 파악 못한 박 사장이 야외 파티를 벌이는 틈에 세 가족이 엉킨 무서운 싸움은 무려 4명이 죽는 연쇄살인극으로 치닫는다. 

 

봉준호, 당신의 악마적 재능

 

송강호의 딸, 전 가정부와 그의 남편이 상대가 휘두른 칼과 완력에 차례로 죽는다. 그게 다가 아니다. 흥분한 송강호는 평소 자기 몸에서 반지하층의 냄새가 난다고 혼잣말을 했던 박 사장의 가슴팍에 식칼을 꽂아 넣어 '계급투쟁의 복수전'을 완성한다. 생지옥도 이런 생지옥이 없다. 급기야 송강호가 박 사장 집 지하에 몸을 숨기는 것으로 영화는 일단 마무리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사이의 대립은 지상의 사람과 지하의 사람으로 고착된다는 암시일텐데, 고약한 건 살인공범인 송강호 아들이 집행유예로 풀려나 이렇게 중얼거린다. "아버지, 그날이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아무리 봐도 그건 세상을 갈아엎자는 섬뜩한 다짐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 '기생충' 스토리는 이게 전부다. 엽기적 사기취업에 연쇄살인 그리고 거기에 숨은 지독한 반사회적 충동…. 물어보자. 이런 게 사회풍자인가? 나는 그걸 봉준호식 반(反)자본주의 마인드의 결정판이라고 본다. '설국열차', '괴물'에서 보여줬던 뒤틀린 상상력과 좌빨 본능 말이다. 영화 만드는 잔재주가 있으면 뭘하나? 끝내는 그게 사회의 파국을 재촉하는데….

 

 

 

설사 그게 블랙코미디가 맞다면, 스토리가 달랐어야 했다. 영화 뒷부분을 지하실 두 가족이 합세해 박 사장 가족을 골탕 먹이는 정도의 귀여운 사기극으로 마무리했어야 옳았다. 봉준호는 그걸 거부한 채 살인극 피바다로 떡칠했고, 영화를 프롤레타리아혁명의 전주곡으로 만들었다.

 

찜찜한 게 한둘이 아니다. 우선 송강호네와 전 가정부 부부는 성격이 판이하다. 전 가정부 부부는 기생충으로 살지만 그래도 집주인에게 결코 적의를 드러내지 않았는데 봉준호는 그런 '덜 떨어진 프롤레타리아'에게 분연코 죽음을 선사한다. 왜 이런 미친 짓인가? 그게 무얼 뜻할까? 계급적 각성을 은밀하게 촉구하는 숨겨진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또 하나 부자 기업인을 상징하는 박 사장네 가족은 결과적으로 완전 몰락했다는 점이다. 착한 CEO 박 사장은 이유 없이 죽임을 당했고, 부인(조여정)도 존재 자체가 없어졌다. 심약하고 어린 아들은 인디언놀이에 코 박을 뿐이고, 결정적으로 여고생 딸은 살인공범 기우를 등에 업고 도망친다.

 

복거일 책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 

 

부자와 기업인이 가난한 자의 세계에 완전투항 내지 함몰한 것인데, 그게 바로 봉준호가 그리는 미래라고 나는 판단한다. 좌빨들이 말하는 결과적 평등까지 이룬, 다 함께 가난한 대한민국 말이다. 이런 해석이 좀 지나치다고? 아니다. 이 따위 영화에 거품을 물어온 수천 개의 엉터리 리뷰보다 내 해석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고 자신한다. 

 

물론 '기생충'은 웰 메이드(well-made)가 맞다. 단 '영화로 포장된 독극물'이란 판단엔 변함없다. 지구촌 화두인 사회양극화를 소재로 그토록 집요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칸 황금종려상에 이어 이 나라의 소망대로 다음 주 미 아카데미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건 결코 한국문화의 자부심이 아니다. 그 정반대다. 세계문화의 타락을 이 영화가 견인하고 있는 꼴이다. 실은 '기생충' 따위가 내 관심은 아니다. 한국영화 전체와 우리 문화풍토가 문제다. 김대중 정부 이후 한국영화는 이미 독극물이다. 영화 대부분은 "이래도 대한민국이 반칙-특권이 판치던 더러운 나라였다고 믿지 않을래?"만을 반복해 묻는다. 

 

뿐인가? 영화 장르를 포함한 문화-교육-언론이 한꺼번에 병들었다. 그래서 아찔한데, 주제를 좁혀 말하자면 '기생충'은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를 어떻게 이 나라의 개돼지 대중들에게 계몽할까하는 오랜 숙제를 우리에게 재확인시켜준다. '정의로운 체제로서의 자본주의'는 복거일의 책(삼성경제연구소, 2005년) 제목이기도 한데, 그 책 머리말을 헛똑똑이 봉준호에게 들려주는 걸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근년에 우리사회에선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이 거센 물살이 되었다. 활기찬 자본주의 체제 덕분에 우리사회가 한 세대에 빠른 발전을 이루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런 사정은 반어적(反語的)이지만, 우리는 그걸 느긋한 마음으로 음미할 처지가 못 된다.

 

그러기엔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은 우리의 안녕과 복지에 너무 큰 위협이다. 위협은 자본주의를 힘차게 변호하는 사람이 적다는 사정 때문에 한결 커진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60여 년 전 아프게 지적한 것처럼, 자본주의 혜택을 입고 앞장서서 자본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변호해야할 사람들은 결코 그들의 이상과 이익의 깃발 아래 싸우지 않는다. 대신 기회가 날 때마다 타협하고 투항한다." /조우석 언론인


[이 글은 미디어펜(http://www.mediapen.com)의 2월 7일자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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