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통일선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실제 사역 참여와는 간극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충엽 교수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 센터장)는 24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벤처관에서 ‘2020년 한국교회 통일선교 사역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회는 한국기독교언론포럼 목회데이터연구소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북한기독교총연합회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지앤컴리서치는 지난해 10월 8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했다.
먼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77.4%는 ‘매우 필요하다’ 12.4%는 ‘약간 필요하다’고 답했다. 90% 가까운 응답자가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하지만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남북 간 전쟁 위협을 없애기 위해’(34.2%) ‘같은 민족이니까’(30.2%) ‘한국이 더욱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14.0%) ‘북한 주민도 잘 살 수 있도록’(12.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북한 동포의 구원과 복음의 전파를 위한 이유가 목회자들의 주된 이유로 나타나지 않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서는 76.2%가 북한을 협력 및 지원 대상으로 바라봤다. 62.4%는 ‘우리와 힘을 합쳐 협력해야 할 대상’ 13.8%는 ‘도와줘야 할 대상’이라고 답했다. 위협과 경계 대상이라는 답변은 각각 12.6%, 11.2%였다. 그러나 ‘향후 북한 정권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58.2%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0.2%가 통일·북한 선교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통일에 대한 높은 관심이 실제 사역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통일·북한 선교 실시 여부’에 대한 질문에 28.2%만 ‘하고 있다’고 답했다. 53.8%는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다’ 18.0%는 ‘과거에 했으나 지금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통일·북한선교 사역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27%가 ‘북한 선교에 대한 정보(방향성 및 방법 등) 부족’을 꼽았다. ‘통일·북한 선교 관심자 혹은 헌신자 부족’(19.9%) ‘교회 내 공감대 부족’(19.1%) ‘교회 내 이념 갈등’(16.3%) ‘재정 부족’(9.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지표들을 바라볼 때, 에스더운동본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며, 시급한 과제임을 발견할 수 있다.
김의혁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 교수는 “북한을 대화와 협력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았는데, 북한정권의 안정화 가능성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도 높게 나왔다”면서 “머지않은 시일에 북한이 붕괴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목회자들이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통일의 당위성에 공감하지 않는 교인들, 특히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통일선교의 공감대를 넓히는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통일선교 사역의 접촉점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 말했다